본문 바로가기

이제서야 리셋된 느낌

by ㅇㅍㅍ 2023. 6. 29.
이제서야 리셋된 느낌
728x90

저는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여지껏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왼쪽으로 가고, 핸들을 왼쪽으로 돌리면 오른쪽으로 가는 고장 난 자동차 같은 자신을 억지로 끌고 온 느낌입니다.

누군가가 저를 칭찬하면 반발심이 올라왔고, 제가 목표를 세우면 불안감이 올라왔습니다.

목표와 계획이 저자신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목표나 계획 없이 살아왔습니다.

 

회사 다닐 때는 일을 해내기 위해 억지로 저자신을 끌고 갔는데, 자동차를 밀고 끌어서 목표지점으로 가져가는 것과 비슷했습니다.

꿈쩍도 안하는 자신을 끌고 가는 것도 힘든 일인데, 반발심까지 올라오면 더 힘들잖아요?

그래서 반발심을 잠재우기 위해 저자신을 혹사시켜서 지치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지쳐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런 충동도 올라오지 않으면 그제야 의식이 명료해지곤 했습니다.

 

집중하는 것도 너무 힘든데, '사람들이 일 잘한다', '집중력이 좋은 것 같다' 이런 칭찬을 하면 달가울까요?

뭐 욕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제 경험상 누군가가 일을 잘 해내지 못하면 저한테 그 일을 맡기려고 했고 거절하면 그 사람을 내보내서라도 강제로 그 일을 맡기려고 했기 때문에 저는 칭찬이 달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칭찬 마저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데에는 이렇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힘들다'였습니다. '힘드니까 나 좀 내버려 둬'였습니다.

 


 

많은 성공 강의를 보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행동하라고 합니다.

 

'내가 목표를 세우지 않아서 그런가?' 반성하다가도 목표를 세우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와서 목표를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게으르게 있지 말고 행동하라고요? 내비게이션도 없이 산속에서 길 잃은 사람이 전력질주 할까요?

게으른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몸이 망가지고 일이 실패해서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거죠.

 


 

이랬던 저인데, 오늘 문득 목표를 생각해 봤는데 반발심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사소한 일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이런 것도 신기합니다.

과거에 반발심이 올라왔던 건, 제가 제 욕구, 감정, 생각을 무시하고 억압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 욕구, 감정, 생각을 허용한다고 해서 행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허용하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야 겨우 리셋된 느낌입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