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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늪에서 삶에 중독

by ㅇㅍㅍ 2023. 8. 23.
세상의 늪에서 삶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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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마음이 참 평온했었는데, 학교를 다니고 회사를 다니면서 사회의 틀에 자신을 맞추기 시작하면서부터 마음이 불안해졌고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뭘 찾는지도 모른 채 무언가를 찾아 헤맸던 것 같습니다.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데, 누군가가 인생템이라고 추천하면 나중에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또는 '정말 좋을까?'라는 궁금증으로 쓸데없는 물건을 참 많이도 샀었습니다.

 

몇년 전부터 쓸데없는 물건을 많이 버렸고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먹을 것 위주로 사게 되네요.

 


 

저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 태어난 것인지, 해탈해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태어난 것인지 헷갈렸습니다.

고행을 하고 세상을 멀리하며 사는 삶과 삶을 선물로 여기며 누리며 사는 삶..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누리는 삶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윤회를 끝내고 싶습니다. 삶의 가치를 아직 잘 모르겠거든요.

누리고 싶은 이유는 마지막 남은 작은 미련마저 버리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덜 힘들 거 같으니까..

 


 

제가 채팅을 좋아하기도 하고, 소소하게 돈을 벌 겸 플리토 아케이드에서 가상 채팅을 종종 하는데..

대화가 온통 '뭐 먹을까?', '어디 여행갈까?', '아이돌 누구 좋더라'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신조어 등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 같은 주제로 대화를 많이 합니다.

가상 채팅임에도 상대방의 마음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데.. 제가 느끼기엔 그것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심심해서 시간을 때우고 '뭐 할거 없나?' 찾다가 '요즘 어떤 게 유행이라던데..' 하면서 유행을 좇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한참 방황할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고, 저한테도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인지..

이런 모습들이 마치 삶에 중독된 듯이 보이더라구요.

 

매번 질려서 새로운 것을 찾으니까.. '집착이 아니다', '중독도 아니다'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엄청 좋아해 본 적도 없다면 더더욱 집착,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죠.

저도 그랬으니까요.

저는 한 번도 무언가에 빠져본 적이 없어서 빠질 대상을 찾으러 다녔는데, 사람들은 제가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그것에 빠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과거의 제 모습을 떠올려 보면, 종교, 게임, 술 등 어느 것에도 빠지지 않았지만.. 세상의 늪에 빠져 허우적 댔던 것 같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맸지만, 새로운 것도 세상의 늪의 한 부분이었던 거죠.

 


 

긍정적이고 희망을 주는 콘텐츠만 찾아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인 중 한 분은 '인간극장'을 좋아한다 했고, 또 다른 한 분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좋아한다 했습니다.

그 당시의 저한테는 '인간극장'과 '그것이 알고 싶다'도 무겁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다큐, 뉴스 위주로 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제 주변의 현실과 비교하면 너무나 내용이 무겁고 슬프고 잔인했는데 왜 이런 게 더 현실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이제는 제가 세상에 많이 중독되어서 강도가 세지 않으면 마음이 동하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 세상이 아니라 매체에 중독된 걸까요?

 


 

요 며칠간 '응답하라 1994'를 유튜브로 봤는데, 원래 좋아했던 드라마여서 오랜만에 봐도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직 순수함이 남아있던 시절을 잘 그린 것 같습니다. 순수한 만큼 뭔가 신성한 느낌이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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